취미가 낚시가 되어서 대를 잡고 산천을 떠돌면서 이런 낚시 저런 낚시 두루 섭렵 해 봤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수초 낚시 만큼은 싫증이 나지 않고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더 빠져드는 것은 과연 무엇 때문일까.

꽉 들어찬 수초대에 구멍을 뚫고 낚시할 자리를 만드는 것은 상당히 힘이들며 고난도의 수초제거 기술이 필요한데 그런 어려움을 감수하고 수초 대를 고집하려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범을 잡으려면 범이 살고 있는 굴로 가야 된다는 속담이 이유의 열쇠가 되는 셈이다.

붕어를 만나기위해서는 붕어가 은신해서 살고 있는 집을 찾을 것 그리고 그곳에 진지를 구축하고 매복에 들어가야 하는데, 진지구축이 바로 수초작업이다.

어느 정도 숙련된 꾼이 아니고서는 어렵고 힘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어려움 탓인지 저수지에 출조를 해보면 대충 수초 주위에 찌를 세워놓고 흉내내기식의 낚시를 하는 꾼들이 많이 눈에 띈다.

잔 씨알의 붕어를 낚기 위해 떡밥이나 지렁이 낚시를 하는 경우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그래도 썩어도 준치라고 오직 한 마리의 대어를 노리는 낚시라면 한번쯤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싶다.

물론 수초가 없는 곳에서는 대어를 낚을 수 없다고 하는 말은 아니다. 다만 그만큼 만날 수 있는 확률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붕어는 다른 어종에 비해 특히 겁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 주변이 조용하고 위험을 느끼지 못할 때는 저수지 가장자리까지도 나와서 먹이를 탐하지만 조금이라도 위험을 느끼면 재빨리 몸을 숨기고 다시금 안전함을 느낄 때까지는 수초 속에서 잘 나오려하지 않는다.

이러한 붕어의 습성을 고려하고 낚시를 한다면 단연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수초가 있는 곳을 택하지 않을 수가 없지 않겠는가.


그렇다고 해서 수초 대를 많이 훼손 시켜가면서 낚시를 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수초의 종류와 분포도에 따라서 무리한 수초 작업은 덕보다 실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적인 포인트를 먼저 확보하고 난후 소량의 수초 작업으로 찌가 설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낚시를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 할 수 있겠으며, 인위적으로 수초의 형태를 변형시키고 난 후 그 자리에 다시금 안정이 빨리 찾아올 수 있게 하기위해서는 소량의 밑밥을 투여하는 것도 그날 낚시에 도움이 된다고 하겠다.


또한 이렇게 뿌린 밑밥은 수초 작업 후 경계심을 유발하게 하는 주변 조건의 변화에서 제일 먼저 새우나 참붕어 어린 붕어무리 등을 불러 모아 포인트에 오래 머물게 하는데 큰 역할을 하며 이들 무리가 먼저 포인트를 섭렵한 뒤 덩치급 붕어들이 자연스럽게 나타나기 하기 위함인데 특히 대어낚시에서 그 효과가 크다고 하겠다.


밑밥을 주는 요령은 수초 구멍에는 주먹만하게 뭉친 삶은 겉보리와 황토를 섞은 밑밥을 2~3개 정도 던져 넣으며, 바닥이 다소 단단한 지반이나 마사토 바닥이면 흩뿌리듯 뿌려주면 되고, 수초 사이에는 이동로가 될 만한 곳을 찾아 깔아 주는 것이다.


이러한 정도의 내용을 토대로 해서 수초 대에 접근해 낚시를 시도 해 본다면 머지않은 날 수초낚시의 묘미를 알게 될 것이다.